2009년 06월 28일
惡의 문제
 1. 惡의 문제는 삶에 편재하는 악에 대한 생각이다. 이 생각은, 어떤 성질인가 아니면 실체인가? 그것은 삶이라는 형태에 개입하고 짜여 지기 때문에, 실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성질이란 다른 실체에 대해 임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이며 가역적이라 할 것이지만, 하나의 실체란 실제 다른 실체들에 대해 비가역적이어서 영구적이라 할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즉 惡은 惡性이 아닌 惡 그 자체로서, 이는 삶이라는 구조를 전체적으로-소위 '유기적으로'- 변화시킨다.

 2. 惡과는 구별할 개념으로서 罪의 개념이 있다. 罪는 역시 실체인가? 아니면 성질인가? 생각건대 죄 역시 개념과 실체 양자 모두의 측면을 지닌다고 하겠지만, 윤리학적이 아닌 인식학(인식철학)적 개념으로서 罪란 성질이라고 봄이 옳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 罪란 惡에 대하여, 삶이라는 경험, 체제, 구조가 보이는 자가면역(auto-immune)반응과 같다. 즉 삶에 악이라는 요소가 섞이게 됨에 따른 일종의 (정신적) 알레르기 반응이라 할 것이 바로 죄를 인식하게 하는 기제(mechanism)라 할 수 있다. 따라서 惡이 전제되지 않은 罪 혹은 罪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소위 죄책감이라는 준 감각적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는 죄라는 어떤 사정을 인식하게 되며, 나아가 이 죄라는 사정으로부터 惡의 실재가 추정된다.

 3. 惡으로 인해 인간은 회의주의와 '不正의 正'이라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4. 惡은 外來하는 실체인가? 이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건대, 실제 惡이 인지되거나 실재한다고 간주되는 경우, 그 惡이란 확실히 외부세계(즉 경험의 대상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것이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惡은 자신의 삶의 연속선상에서 외부 세계의 중립적인 사실에 대해 반응한 결정(crystal)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역시 악은 외래의 요소를 재료로 삼아 내부로서 동화한, 경험적 실존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그 경계는 모호하다.

 5. 헤겔 식의 同化的 철학 방법에서 빠져나오면서 惡을 사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by Meta-David | 2009/06/28 23:20 | 문학, 노트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metadavid.egloos.com/tb/499541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