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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03일
나는 한 때 비관주의를 신봉했다.
어린 시절, 나는 모든 인간이 이기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 시절 나는 그 생각이 완전한 어떤 깨달음이라고 믿었다. 어떤 생각이든, 완전하지 않고 결국 일반론이란 거대한 폭력의 반복일 뿐이라는 사실을 나는 아직 잘 모르고 있었다. 나는 불 속의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소방관을 예로 들고는 했다. 소방관은 희생되었지만, 슬플 건 없어. 나는 말했다. 소방관은 결국 자기를 희생시키고 영광과 명예를 얻으려는 이기심으로 인해 죽었을 뿐이야, 그 삶의 선택에 대해 왜 우리가 대가를 지불해야 해. 나는 이렇게 차갑게 말하고는 했다. 부모도 마찬가지야. 나는 때로 말했다. 마음의 걸거침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밀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려는 자신의 희망 때문일 뿐이야. 라고 되뇌었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려는 강력한 정화의 불길은 대단히 소중하다. 가식과 위선을 혐오하는 나의 마음은 지킬 만 했다.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삼고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언가에 대한 혐오는 완전한 반성이 아니다. 혐오로부터 탄생할 수 있는 발전이나 긍정성은 없다. 그리고 가식과 위선에 대한 분노는 어느덧 '위악僞惡'이 되어 나 스스로를 악마의 대변인이 되게금 만들었다. 나는 메피스토가 되고 있었다. 인간은 희망이라는 가면을 꼭 필요로 하는 동물인지도 모르겠다. 이 말에 함축한 많은 기름기를 나는 잊지 못한다. 부정하지도 못한다. 사람냄새나는 이 축축한 상황이 유쾌하지만은 않다. 나는 이 시대의 비관주의는 마지막으로 남은 낭만주의자들의 최후이며, 낭만의 석양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일그러진 붉은 빛으로 낭만은 그 꽃잎을 모두 내치고 있다. 낭만을 지키기에 너무 많은 가시를 몸에 찔리운 이들이, 붉은 가슴팍을 드러내면서 절규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져보자고 생각한다. 위선일 수 있는 나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나는 그래왔다. 믿어왔다. 적힌 그대로의 말을 믿어왔다. 나는 민주주의를 외치는 교과서를 읽었다. 나의 학교는 나에게 매를 때렸고, 머리를 깎였다. 나의 선생은 나의 친구를 개 밟듯 밟았다. 나의 군대는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나의 국가는 인구로 터져나가고 있다. 시장은, '사회'는 아귀들의 수라장이라 한다. 가난한 자들은 쇠막대기에 몸이 멍들었다. 나는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부르고 싶다. 나는 부르기를 원한다. 내 잘못이 있다면, 그것을 고치고 싶다. 내가 나의 본 모습에 어울리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불만족스럽다. 나는 민주적이지 않다. 나는 폭력적이다. 나는 오직 이기적이다. 나는 오직 어리석다. 그러나 나는 이 모습에 만족하고 싶지 않다. 나는 희망을 가지고 싶다. 나는 믿고 싶다. 인간은 생각보다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도 잘 알지 못한다. 나는 겸손의 미덕을 되찾아야 한다. 나는 어리석다고 외쳐도 괜찮지만, 무엇이든지 오만하게 고집하지는 않아야 한다. 인간은 아가페를 믿지도 생각지도 못하는 저주 아래에 있다. 어쩌면 오직 나의 이 결함이, 공허함이, 혹은 이 헛헛한 결단이 나의 전부라고 생각해 본다. 나의 무게가 아닌, 나의 가벼움에 나는 또한 기도한다. 비관주의는 나의 길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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