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가가 어렵다. 어려울 수록 "지키는 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지금은 굳건하게 국민 모두를 껴안고 어떻게든 버텨 내야 하는 단결의 정치가 중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이 위기에 처한 우리의 총력전이 실로 시급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자유주의는 단결의 정치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치는 진정한 보수의 "지킴"(守)이나 "책임(保)"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경제가 어려울 수록 보수주의는 진정한 빛을 발한다. "보수"는 언제나 본질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되돌아보기를 요구한다. 반성하기를 요구한다. 우리가 과거에 자랑스러운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면, 해 낼 만한 잠재력이 있다면, 그러한 가능성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되물어보도록 한다.
보수주의는 건전한 전통을 다시 확립하고 그 힘에 기대어 국론을 다함께 모을 때- 여론을 껴안을 때- 막강한 힘을 끌어낸다. 세계 제 2차대전 당시, 유럽 대륙이 모두 히틀러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오직 영국이 힘겹게 나치 독일에 저항하고 있었다. 런던에서의 끊임없는 공습경보는 유명하다. 처칠의 보수주의는 이러한 혼란에서 위대한 영국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군사독재에 좌익 세력이 맞서 싸운 민주화 항쟁의 역사는 보수주의를 이른바 "수구꼴통"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현재 필요한 것은 그 "수구꼴통"이 진정한 보수주의로 되돌아가는 일이다. 현재의 난국을 해결하는 데 보수주의의 조력은 시급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진정한 보수주의의 힘은, 그것이 위선이나 가식이 아닌 본질에 해당하는 "좋은 가치-덕목(Virtue)"을 추구할 때 가능하다.
보수주의는 개인주의나 이기적인 기회주의가 아니다. 보수는 자유로운 시장과 경쟁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지만, 그 핵심은 "공정" "정직" 그리고 "성실"이라는 덕목을 향한 것이다. 우리의 진보는 보수를 "수구꼴통"으로 즉, 오직 이기(利己)를 위해 영혼을 파는 부도덕한 자본가로 비난한다. 오늘날의 보수가 진보로부터 배우고 나아가 한 단계 비상하기 위해서는, 이 비판에 주목해야 한다. 보수가 추구하는 가치는 마땅히 진보보다 더욱 강력한 "德"이어야 한다.
보수주의자는 정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시킬 줄 아는 명예를 숭상하는 자이다. 보수주의자는 인간 내면에 있는 진眞, 선善, 미美가 자유를 통해 최상의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다. 그는 자유로운 인간의 영혼에 그 어떤 굴레도 씌우길 거부한다. 교육이, 법률이, 나아가 정치가 "직접 인간을 규율"하지 않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그 이유는 "자유"야말로 최고로 소중하기 때문이 아니다. 잘못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어디까지나 "자유"를 통해 인간과 그 사회가 최고의 덕(Virtue)에, 최고의 "좋음"에 이를 수 있다고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보수주의의 신념이다.
이제 다시 이명박 정권의 보수주의를 살펴보자면, 그것은 허울뿐인 보수주의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은 학생들로 하여금, 집단 일제고사를 통과하게 만들고 그를 통해 "획일화"한 교육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이 생각하는 창의성은 어디에서 존재할 수 있는가? 자신의 제자들에게 시험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던 몇몇 선생님과 학생의 "자유"는 이명박 정부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 정직. 해고. 정학으로 이어진 처벌은 가혹했고, 교육부는 부패한 혐의의 수장에 의해 썩어들고 있다. 학생의 미래를 진정 가꾸어 나가기 위해, 학생의 실력이 평가받아야 한다면, 마땅히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평가가 "자유롭게" 보장되었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길이 옳았다. 이래서야 이명박 정권이 생각하는 교육은 박정희-전두환 군부의 낡고 독재인 어리석은 교육이지, 결코 21세기 민주한국에 걸맞는 진정한 보수주의적 교육은 도무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약자인 노동자와 청년층의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이를 통해 어려운 경제를 견뎌 보자고 말한다.(소위 잡 셰어링Job Sharing 정책) 그러나 그 이면에 선 대기업의 CEO들은 어떤가? 이명박 씨 스스로가 봉직했던 현대건설의 임원들은, 그리고 재벌들은, 삼성의 3세 이재용씨와 같이 전환사채라는 편법적인(半-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재산을 그대로 상속받은 자들은, 그리고 강남 땅투기를 통해 혐오스럽도록 부도덕하고 실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지닌 일부 땅부자들은(아파트를 수십 또는 100채가 넘게 소유하고 온갖 대출을 받는다는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또한 무엇을 요구받고 있는가. 도대체 그들에게, 그들 스스로 보수라는 자들에게, 바로 그 보수의 지도자로서 이명박 씨(혹은 "대통령")는 무엇을 "이끌고 있는가"? 그들에게서 진정한 희생의 정신을 이끌어내지 않고서, 보수가 진정성 있다 말할 수 있는가? "내 돈은 내꺼, 니 돈도 내꺼. 우리가 어려우니까 너는 희생하도록 하고, 나는 더 잘 먹고 살거야."라는 따위가 도대체 현재의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얼마나 다른가?
국민과 정권은 물어보고 따져볼 일이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만큼, 혹은 거의 확실히 노무현 전(前) 정권 이상으로 국론을 분단시키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진정한 보수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가? 타인의 정치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의 교만함에 함몰되어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의 본질과 진정성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하고 질문하고 있는가? 이명박 씨는 자신이 말하듯 대한민국의 CEO로서 책임을 다하고 업무하고 있는가? 업무하고 있다면, 그 책임은 어느 정도의 무게인가? 진정 폭넓게 듣고 토론하고 고민하고, '정책'에 문자 그대로 피와 땀을 새기고 있는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국민 과반수는 아직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다.
CEO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라는 사원을 해고할 수는 없다는 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국민은 정권의 부하직원이 아니고, 코스트(cost)로 구조조정할 대상도 아니며, 효율성으로 재단-평가-될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국민은 우리 모두의 가족이며 이웃이다. 그 속의 그 누구라도 이 난국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단 한 명의 낙오자도 허락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2009년 한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해 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가능성이며, 이명박 정권의 "수구"주의가 맞닥뜨린 위기, 도전이며 어쩌면 한계이다.